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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 서비스들이 비슷하게 실패하는 이유

AI로 인해 서비스는 빠르게 만들 수 있는데 나는 왜 계속 실패할까? 어떻게 해야 진짜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요즘은 클로드 같은 AI를 이용하면 서비스를 정말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화면이 나오고, 버튼이 눌리고, 데이터가 저장됩니다. 예전 같으면 몇 주는 걸렸을 일도 하루 만에 꽤 그럴듯한 형태로 나옵니다. 이건 분명 큰 변화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자기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를 따로 구하지 않아도 되고, 긴 기획서를 먼저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일단 만들어보면서 배우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AI로 이것저것 만들어볼수록 자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걸 정말 누가 계속 쓸까?”

이건 구현을 못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요즘은 웬만한 건 꽤 잘 만들어집니다. 화면도 보기 좋고, 기능도 돌아가고, 소개 페이지도 멋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만드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을 놓치기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AI 서비스는 왜 대부분 실패하는가

AI로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착각하기 쉽습니다.

화면이 있으면 서비스가 된 것 같고, 기능이 동작하면 사람들이 쓸 것 같고, 로그인과 결제까지 붙이면 서비스가 완성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그 느낌을 압니다.

무언가가 눈앞에서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진짜 형태를 가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누군가 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사용자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내가 얼마나 빨리 만들었는지에 관심이 없습니다. 이 서비스가 얼마나 똑똑한지도 생각보다 오래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것은 훨씬 단순합니다.

  • 이게 내 일을 덜 귀찮게 해주는가.

  • 지금 하던 방식보다 더 편한가.

  • 다시 켤 이유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서비스는 버려집니다.

처음에는 새로워서 한 번 눌러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진짜 도움이 되는 것만 남깁니다.

저는 앞으로 AI 서비스의 실패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구현을 못 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것입니다.


만들기 쉬워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예전에는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이 느렸습니다.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해야 했습니다. 답답한 과정이었지만, 그 느림은 한 가지 역할을 했습니다.

정말 이걸 만들 만한가를 계속 묻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이걸 쓸까. 지금도 이 문제 때문에 불편해하고 있나. 돈을 낼 만큼 중요한가. 이미 쓰는 방식보다 충분히 나은가.

물론 오래 고민한다고 좋은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만들기 전에 한 번은 멈추게 됐습니다.

지금은 그 멈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프롬프트를 씁니다. 프롬프트를 쓰면 화면이 생깁니다. 화면이 생기면 이미 꽤 많은 걸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 문제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데, 벌써 서비스를 다듬고 있을 수 있습니다.

기능은 있습니다.

화면도 있습니다.

이름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이 왜 이걸 매일 써야 하는지는 비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앱을 하나 더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미 쓰는 것도 많습니다.

새 서비스를 쓰려면 귀찮음을 이겨야 합니다. 가입해야 하고, 익숙해져야 하고, 데이터를 넣어야 하고, 하던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그 귀찮음을 이길 만큼 문제가 강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는 별로 좋은 말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말하면 보통 좋은 반응이 돌아옵니다.

“좋은 아이디어네요.” “나오면 써볼게요.” “이런 거 있으면 편하겠네요.”

듣기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이런 반응을 크게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예의상 좋다고 말합니다. 아직 돈도 내지 않고, 시간도 쓰지 않고, 자기 방식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는 더 쉽게 좋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정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반응이 다릅니다.

자기가 겪은 상황을 길게 설명합니다. 지금 얼마나 불편하게 해결하고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이미 돈을 내고 있거나, 시간을 많이 쓰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조건이면 바꿀 수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저는 “나오면 써볼게요”보다 “지금은 이렇게 억지로 하고 있어요”라는 말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의 기회는 칭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미 참고 있는 불편함에서 나옵니다.


시장조사를 AI에게 맡기면 생기는 착각

요즘은 시장조사도 AI에게 많이 시킵니다.

어떤 시장이 커지는지, 어떤 고객이 있는지, 경쟁 서비스는 무엇인지, 사람들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빠르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도 자주 씁니다. 출발점으로는 꽤 좋습니다.

AI가 정리해준 시장은 실제 사람의 행동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1인 창업자를 위한 세금 관리 도구를 만든다고 해보겠습니다. AI에게 물어보면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 1인 창업자가 늘고 있다.

  • 세금 신고는 어렵다.

  • 기존 서비스는 비싸다.

  • 자동화 수요가 있다.

다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만들면 위험합니다.

진짜 봐야 하는 것은 훨씬 구체적인 장면입니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세금 때문에 짜증난 순간은 언제였는가. 지금은 세무사, 엑셀, 홈택스 중 무엇을 쓰고 있는가. 가장 귀찮은 부분은 무엇인가. 이미 돈을 내고 있는가. 새로운 도구에 민감한 정보를 맡길 만큼 문제가 큰가.

이런 것은 문서만 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직접 물어봐야 합니다. 가능하면 실제로 어떻게 일하는지도 봐야 합니다.

AI는 시장을 빠르게 요약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정말 움직이는지는 결국 사람의 행동을 봐야 압니다.


좋은 기능보다 중요한 건 습관이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서비스를 만들 때 기능부터 떠올립니다.

요약 기능을 넣어야지. 자동 분류도 있어야지. 알림도 붙이고, 공유 기능까지 넣으면 더 좋겠지.

하지만 기능이 많다고 해서 사람들이 계속 쓰는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제 서비스를 볼 때 기능보다 먼저 이 질문을 봅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가”

  • 아침에 자연스럽게 켜는가.

  • 일하다 흐름처럼 쓰게 되는가.

  • 기존에 쓰던 도구를 대체하는가.

  • 팀원에게 공유할 이유가 있는가.

  • 안 쓰면 다시 불편해지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서비스는 쉽게 잊힙니다.

특히 AI 서비스는 더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워서 한 번 써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워서 쓰는 것과 계속 쓰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똑똑한 서비스를 계속 쓰지 않습니다.

자기 일을 덜 귀찮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계속 씁니다.

그래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언제 다시 켜게 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켜지지 않는 서비스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결국 사라집니다.


빨리 만들수록 더 천천히 봐야 합니다

AI가 서비스 만드는 속도를 올려준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직접 만들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시험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것 자체는 아주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졌다고 판단까지 빨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더 빨리 만들 수 있을수록, 무엇을 만들지 더 천천히 봐야 합니다.

예전에는 구현이 어려워서 실패했습니다.

이제는 구현이 너무 쉬워져서 더 쉽게 실패할 수 있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도 너무 빠르게 서비스처럼 만들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정말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좋은 도구가 좋은 문제까지 대신 찾아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 사람들이 정말 불편해하는가.

  • 이미 그 문제 때문에 움직이고 있는가.

  • 내 서비스가 그 사람의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서비스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AI 서비스는 못 만들어서 실패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결국 사람들의 습관이 되지 못해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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